안녕하세요, 전남대병원 정문 앞 프라임누가약국이에요.
금요일 오후가 되면 약국 카운터 분위기가 묘하게 달라져요.
약 설명을 다 듣고 나가시려던 분이 문 앞에서 멈칫, 다시 돌아오세요.
그리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물으시죠. “근데… 오늘 저녁 회식인데요.”
네, 그 표정 저 알아요. 10년 넘게 봤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메트로니다졸이랑 술 얘기를 해 보려고요.
– 목차 –
1. 메트로니다졸, 이 약 뭐예요?
2. 술 마시면 몸에서 무슨 일이 생기냐면요
3. 언제까지 참아야 하냐면요
4. 다들 이렇게 오해하세요
5. 함께 챙기면 좋은 것
6. 요약, 딱 세 줄만
시간 없으신 분은 3번만 보셔도 돼요.
1. 메트로니다졸, 이 약 뭐예요?
메트로니다졸은 항생제예요.
약봉투에는 아마 후라시닐이라고 적혀 있을 거예요. 같은 성분이에요.
이 약은 산소 싫어하는 세균, 그러니까 혐기성균(공기 없는 곳에서 사는 균)을 잘 잡아요.
그리고 트리코모나스나 아메바 같은 작은 원충도 같이 다뤄요.
그래서 처방받는 이유가 꽤 다양하거든요.
위에 사는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 질염, 장염, 치과 감염, 수술 전후 감염 예방까지요.
쉽게 말하면 몸속 구석구석 숨어 있는 균만 골라 찾아가는 수색대 같은 약이에요.
보통 며칠에서 2주 정도 짧게 끝까지 드시는 경우가 많아요.
메트로니다졸은 짧게, 끝까지 먹는 항생제예요. 그 짧은 기간만 술을 쉬면 돼요.
아, 맛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네요.
입에서 쇠 맛이 난다는 분이 정말 많아요. 동전 물고 있는 느낌이라고들 하세요.
정상적으로 흔히 생기는 반응이니 너무 놀라지 마세요.
2. 술 마시면 몸에서 무슨 일이 생기냐면요
메트로니다졸을 먹는 중에 술이 들어가면 몸이 크게 반발하는 경우가 있어요.
얼굴이 확 달아오르고, 가슴이 쿵쾅쿵쾅 뛰고, 속이 뒤집혀서 토하기도 하세요.
머리가 지끈거리거나 배가 꼬이듯 아프다는 분도 있고요.
이걸 디설피람 유사 반응이라고 불러요.
디설피람은 원래 술 끊는 치료에 쓰던 약인데, 먹고 술을 마시면 괴로워서 다시 못 마시게 만들거든요.
메트로니다졸도 그 비슷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허가사항에 적혀 있어요.
원리를 아주 쉽게 말하면 이래요.
술이 몸에서 분해될 때 아세트알데히드라는 숙취 물질이 잠깐 생겨요.
이 물질이 잘 치워지지 않고 쌓이면서 반응이 생긴다고 설명돼 왔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정확한 기전은 아직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려요.
모든 사람에게 다 생기는 것도 아니고요.
그런데요, 내가 그 “안 생기는 사람”인지는 마셔 봐야 안다는 게 문제예요.
몸으로 실험하기엔 너무 괴로운 실험이잖아요.
메트로니다졸 드시는 동안에는 술은 한 잔도 안 돼요.
특히 심장이 안 좋으시거나 어르신이시면 두근거림, 구토가 더 부담이 될 수 있어요.
토하다가 약까지 같이 나와 버리면 치료도 꼬이고요.
3. 언제까지 참아야 하냐면요
여기서 다들 제일 많이 틀리세요.
“약 다 먹었으니까 오늘 저녁엔 되죠?” 하시는데요, 아니에요.
약을 끊어도 몸속에서 약 성분이 바로 싹 사라지지 않거든요.
마지막 알을 먹고 나서도 한동안은 반응이 날 수 있어요.
국내 허가사항도 복용 중과 복용 후 일정 기간은 술을 피하라고 되어 있어요.
미국 FDA 허가사항은 이 기간을 복용이 끝난 뒤 최소 3일로 적고 있어요.
| 시점 | 술 | 이유 |
|---|---|---|
| 약 먹는 기간 | 안 돼요 | 구토·두근거림·얼굴 붉어짐 반응 가능 |
| 마지막 복용 후 3일(72시간) | 피하세요 | 몸에 약 성분이 아직 남아 있을 수 있음 |
| 그 이후 | 담당 의사와 상의 | 위염·간질환 등 원래 치료 중인 병에 따라 다름 |
※ 출처: 식약처 메트로니다졸 제제 허가사항, 미국 FDA Flagyl(metronidazole) 허가사항
약 끝난 날부터 손가락 세 개 접고, 3일 지나서요.
그러니까 회식 날짜가 잡혀 있으면 달력부터 보세요.
약은 미루면 안 되니까, 미룰 수 있는 건 회식 쪽이에요. 회식은 또 와요. 진짜로요.
헬리코박터 제균 중이시면 하나 더 있어요.
제균 치료는 위를 쉬게 해 주는 기간이기도 해서, 술은 원래 의사 선생님도 말리시는 쪽이에요.
약 먹는 동안 + 끝나고 3일. 이 두 덩어리를 한 세트로 기억하세요.
4. 다들 이렇게 오해하세요
“맥주 한 캔은 술 아니잖아요.”
술 맞아요. 몸은 맥주랑 소주를 차별하지 않아요. 아주 공평하거든요.
“무알코올 맥주는 괜찮죠?”
‘무알코올’이랑 ‘비알코올’은 달라요. 비알코올 제품엔 알코올이 조금 들어 있을 수 있어요.
이 기간엔 그냥 탄산수로 기분만 내시는 게 마음 편해요.
“술은 안 마셨는데 왜 속이 이상하죠?”
숨어 있는 알코올이 있을 수 있어요.
일부 감기 시럽, 알코올 들어간 구강청결제, 맛술 넉넉히 넣은 요리 같은 것들이요.
성분표에 ‘에탄올’이 보이면 이 기간엔 잠깐 내려놓으세요.
“소변 색이 진해졌어요. 큰일 났나요?”
메트로니다졸 때문에 소변이 적갈색으로 진해질 수 있어요. 약 성분 색이라 대개 걱정할 일은 아니에요.
다만 눈 흰자가 노래지거나 몸이 붓고 아프면 바로 병원에 연락하세요.
“술 먹을 거라 그날만 약을 건너뛸게요.”
이게 제일 아쉬운 선택이에요. 약사인 저도 이 말 들으면 속으로 한숨 쉬어요.
술 때문에 약을 빼먹거나 멋대로 끊지 마세요.
항생제를 중간에 끊으면 균이 덜 잡혀서 다시 고생하실 수 있어요.
그리고 와파린(피를 묽게 하는 약)을 드시는 분은 꼭 말씀해 주세요.
메트로니다졸이 와파린 효과를 세게 만들 수 있어서 의사 선생님이 피검사를 챙겨 보실 수 있어요.
5. 함께 챙기면 좋은 것
메트로니다졸 자체는 잘 드시는 게 제일이고요, 옆에서 도와줄 것들만 살짝 말씀드릴게요.
•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
항생제를 먹으면 장 속 좋은 균도 같이 줄어서 설사가 생기기도 해요.
유산균이 항생제 관련 설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가 있어요. 다만 필수는 아니에요.
같이 드실 땐 항생제와 2시간 정도 간격을 두세요. 면역이 많이 떨어진 분은 먼저 상의하시고요.
• 전해질 보충제와 물
속이 메스껍거나 설사가 있을 때 수분이 빠지기 쉬워요.
증상 완화를 돕는 용도라 꼭 필요한 건 아니고, 물을 자주 조금씩 드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많아요.
신장 기능이 안 좋거나 칼륨 제한이 있는 분은 고르기 전에 꼭 물어보세요.
메스꺼움이 심하면 약을 식사 직후에 드시는 것도 방법이에요. 처방받은 복용 시간 안에서요.
약국에 오시면 드시는 약 보고 같이 먹어도 되는 걸로 골라 드려요.
서울 병원에서 받아온 처방도 그대로 가져오세요. 같이 보고 맞춰 드릴게요.
6. 요약, 딱 세 줄만
한 줄로 말하면요,
• 메트로니다졸 먹는 동안 술은 한 잔도 안 돼요. 구토·두근거림 반응이 생길 수 있어요.
• 약이 끝나도 최소 3일은 더 참으세요.
• 술 때문에 약을 건너뛰지 말고, 회식을 미루세요.
약사에게 바로 물어보세요
• 약 먹는 중에 실수로 술을 마셨고, 얼굴이 붉어지거나 가슴이 뛸 때
• 감기 시럽이나 구강청결제를 같이 써도 되는지 궁금할 때
• 와파린이나 다른 과 약을 같이 드시고 계실 때
• 토해서 약을 다시 먹어야 하나 헷갈릴 때
숨이 차거나 가슴 두근거림이 멈추지 않으면 약국 말고 바로 응급실로 가세요.
프라임누가약국 · 전남대학교병원 정문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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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62-222-0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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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영 대표약사
이 글은 일반적인 복약 정보이며, 개인의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아요. 복용 중인 약 변경은 반드시 담당 의사·약사와 상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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