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남대병원 정문 앞 프라임누가약국이에요.
“약사님, 이 항생제 먹는 동안 우유는 끊어야 돼요? 저 아침마다 라떼 한 잔이 인생인데요.”
처방전 내미시면서 거의 울 것 같은 얼굴로 물어보신 분이 계셨어요.
라떼를 인생이라고 하시는 분께 “네, 끊으세요” 할 수는 없잖아요.
다행히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어요. 대신 요령이 하나 있죠.
그래서 오늘은 레보플록사신이랑 우유·제산제·영양제 얘기를 해 보려고요.

– 목차 –
1. 레보플록사신, 어떤 약이냐면요
2. 우유·제산제·영양제, 몇 시간 띄우면 되냐면요
3. 힘줄이 아프면 그냥 넘기면 안 돼요
4. 다들 헷갈려하는 오해 몇 가지
5. 함께 챙기면 좋은 것
6. 요약, 딱 세 줄만
시간 없으신 분은 2번이랑 6번만 보셔도 돼요.
1. 레보플록사신, 어떤 약이냐면요
레보플록사신은 퀴놀론계(플루오로퀴놀론계라고도 해요) 항생제예요.
약봉투엔 레복사신이나 크라비트라고 적혀 있을 수도 있고, 성분명 그대로 적혀 있을 수도 있어요.
위 사진 왼쪽이 저희 약국에 있는 먹는 약, 레복사신정 500mg이에요.
오른쪽 크라비트 점안액은 같은 성분으로 만든 안약인데, 오늘 이야기는 먹는 약 기준이에요.
폐렴, 요로감염, 부비동염처럼 세균 때문에 생긴 감염에 처방되는 약이에요.
세균이 자기 유전자를 복사하려고 할 때 쓰는 효소를 막아서, 세균이 더 못 불어나게 해요.
쉽게 말하면 세균네 복사기에 종이를 걸리게 만드는 약이에요.
복사가 안 되니까 세균이 늘어날 수가 없는 거죠.
보통 하루 한 번 먹는 약이라 편하긴 한데요.
이 약한테는 묘한 약점이 하나 있어요.
칼슘·마그네슘·알루미늄·철분·아연 같은 금속 성분을 만나면 서로 딱 달라붙어 버려요.
달라붙은 약은 장에서 몸 안으로 잘 안 들어가요.
그럼 약을 분명히 먹었는데, 몸 입장에선 덜 먹은 셈이 되는 거죠.
항생제는 몸속 농도가 충분해야 세균을 제대로 잡거든요.
그래서 이 약은 “뭐랑 같이 먹느냐”가 꽤 중요해요.
2. 우유·제산제·영양제, 몇 시간 띄우면 되냐면요
혹시 지금 약봉투 옆에 제산제나 영양제 통 같이 놓여 있으세요?
그럼 이 부분은 꼭 보고 가세요.
허가사항에서 따로 간격을 두라고 하는 건 이런 것들이에요.
| 같이 먹는 것 | 예시 | 간격 |
|---|---|---|
| 마그네슘·알루미늄 제산제 | 속쓰림에 먹는 짜 먹는 위장약, 씹는 제산제 | 레보플록사신 전후 2시간 이상 |
| 수크랄페이트 | 위 점막 보호제 | 레보플록사신 전후 2시간 이상 |
| 철분·아연·칼슘 보충제 | 빈혈약, 종합비타민, 칼슘제 | 레보플록사신 전후 2시간 이상 |
| 우유·요거트 같은 유제품 | 식사와 함께 먹는 우유 한 잔 | 영향은 비교적 작다고 알려짐. 가능하면 약은 물로 |
※ 출처: 식약처 레보플록사신 제품 허가사항, 미국 FDA 레보플록사신 허가사항(약물상호작용 항목)
제일 쉬운 방법은 이거예요.
일단 레보플록사신을 아침에 물 한 컵이랑 먼저 드세요.
그다음 제산제나 영양제는 점심 이후로 미루시면 끝이에요.
항생제 먼저, 금속 들어간 약은 2시간 뒤. 이 순서만 기억하세요.
우유는 어떠냐면요.
같은 계열 중에서도 시프로플록사신은 우유랑 같이 먹으면 흡수가 꽤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어요.
레보플록사신은 식사나 유제품 영향이 그보다 작다고 보고돼요.
그래서 라떼 인생이신 분도 걱정 많이 안 하셔도 돼요.
다만 약을 우유로 꿀꺽 넘기는 건 피하시고, 약은 물로 드시는 게 마음 편해요.
우유를 끊으실 필요는 없어요. 약만 물로 드시면 돼요.
약 봉투에 “하루 한 번” 써 있으면 다들 정확히 24시간 맞추려고 알람 맞추시죠?
그 정성은 감동인데, 매일 비슷한 시간이면 충분해요.
3. 힘줄이 아프면 그냥 넘기면 안 돼요
이 계열 항생제는 드물게 힘줄에 염증이 생기거나, 심하면 힘줄이 끊어지는 일이 보고돼 있어요.
제일 흔한 자리는 발뒤꿈치 위 아킬레스건이에요.
약 먹는 중에도 생길 수 있고, 다 먹고 나서 몇 달 뒤에 나타난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약 끝났다고 신경 끄시면 안 되고요.
특히 조심하실 분들은 이래요.
• 60세 이상이신 분
• 스테로이드 약(염증 가라앉히는 프레드니솔론 같은 약)을 같이 드시는 분
• 신장·심장·폐 이식을 받으신 분
퇴원하시면서 스테로이드랑 이 항생제를 같이 받아 가시는 어르신이 은근 많거든요.
그럴 땐 제가 카운터에서 발뒤꿈치 얘기를 꼭 한 번 더 해 드려요.
발목·발뒤꿈치·어깨가 갑자기 아프거나 붓면 운동을 멈추고 바로 처방한 병원이나 약국에 연락하세요.
“등산 가서 무리했나 보다” 하고 파스 붙이고 버티시는 분이 계신데요.
이 약 드시는 중이라면 그건 버틸 일이 아니에요.
이 약 먹는 동안 생긴 힘줄 통증은, 일단 약 때문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알려 주세요.
그 밖에 손발이 저리거나 따끔거림, 심한 설사, 두근거림이 있을 때도 의사·약사와 바로 상의하세요.
당뇨약 드시는 분은 혈당이 오르내릴 수 있어서, 평소보다 혈당을 자주 재 보시는 게 좋아요.
4. 다들 헷갈려하는 오해 몇 가지
“열 내렸으니까 남은 건 아껴 뒀다가 다음에 먹을게요.”
아… 이 말 들으면 저도 모르게 한숨이 나와요.
항생제는 증상이 좋아져도 처방받은 기간을 채우는 게 기본이에요.
중간에 멈추면 살아남은 세균이 다시 고개를 들 수 있거든요.
약 끊고 싶은 이유가 부작용 때문이라면, 혼자 멈추지 마시고 꼭 병원이나 약국에 먼저 물어보세요.
“깜빡하고 한 번 빼먹었는데, 내일 두 알 먹으면 되죠?”
이것도 정말 자주 들어요.
빼먹었다고 두 알 한꺼번에는 안 돼요.
생각났을 때 바로 드시고, 다음 약 먹을 시간이 가까우면 그 한 번은 건너뛰세요.
내 약 간격이 애매하면 약봉투 들고 전화 주시는 게 제일 빨라요.
“햇볕 쬐면 안 된다던데 진짜예요?”
네, 이 계열 약은 햇빛에 피부가 예민해질 수 있어요.
그렇다고 커튼 치고 집에만 계실 필요는 없고요.
모자 쓰고 자외선 차단제 바르시면 돼요. 약사인 저도 선크림은 맨날 까먹지만요.
서울 병원에서 받아온 처방도 똑같이 확인해 드리니까, 그대로 가져오세요.
5. 함께 챙기면 좋은 것
항생제 드실 때 같이 물어보시는 것들, 성분 위주로 정리해 볼게요.
•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
항생제 먹을 때 생기는 설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가 있어요. 다만 꼭 필요한 건 아니에요.
항생제가 유산균까지 잡을 수 있어서, 보통 항생제랑 2시간쯤 떨어뜨려 드시라고 해요.
• 물 충분히
이 계열 약은 소변으로 결정이 생기는 걸 막으려고 물을 넉넉히 드시라고 안내돼요.
심장·신장 때문에 물 제한이 있는 분은 담당 의사 말씀을 먼저 따르세요.
• 원래 드시던 칼슘·철분·종합비타민
끊으실 필요는 없어요. 위에서 말한 대로 2시간 간격만 두시면 돼요.
꼭 매일 드셔야 하는 게 아니라면, 항생제 먹는 며칠은 쉬어 가셔도 괜찮은 경우가 많아요.
약국에 오시면 지금 드시는 약이랑 영양제 보고 시간표를 같이 짜 드려요.
6. 요약, 딱 세 줄만
한 줄로 말하면요,
• 제산제·철분·아연·칼슘 보충제는 레보플록사신 앞뒤로 2시간 이상 띄워요.
• 우유는 끊지 않아도 되지만, 약은 물로 넘기는 게 좋아요.
• 힘줄이 아프거나 붓면 운동을 멈추고 바로 의사·약사에게 알려요.
약사에게 바로 물어보세요
• 제산제나 위장약을 매 끼니 같이 처방받으셨을 때
• 스테로이드 약을 함께 드시는 60세 이상이실 때
• 발뒤꿈치·어깨가 시큰하거나 붓기 시작할 때
• 손발 저림, 심한 설사, 두근거림이 생겼을 때
• 서울 병원 약과 전남대병원 약을 같이 드시게 됐을 때
프라임누가약국 · 전남대학교병원 정문 앞
전남광주특별시 백서로 145
☎ 062-222-0577
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세브란스 등 서울 대형병원 처방전도 조제해 드려요 (약이 특이하면 전화 먼저 주시면 미리 준비해 둘게요)
평일 07:30~18:00 · 토·일·공휴일 휴무
박서영 대표약사
이 글은 일반적인 복약 정보이며, 개인의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아요. 복용 중인 약 변경은 반드시 담당 의사·약사와 상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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