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남대병원 정문 앞 프라임누가약국이에요.
이 약은 처방전이 좀 이상하게 생겼어요.
첫날 한 알, 둘째 날 두 알, 셋째 날 세 알. 처음 보면 누가 숫자를 잘못 친 것 같죠.
지난주에도 대상포진 치료 끝나고 신경통이 남은 분이 약봉투를 펼쳐 놓고 진지하게 물으셨어요.
병원에서 실수한 거 아니냐고요.
실수 아니에요. 그 순서가 바로 이 약 먹는 법이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가바펜틴 얘기를 해 보려고요.

– 목차 –
1. 이 약, 신경을 살살 달래는 약이에요
2. 그래서 왜 조금씩 늘리냐면요
3. 이런 분은 특히 조심하세요
4. “좀 나아졌으니 끊어도 되죠?” 제일 흔한 오해
5. 함께 챙기면 좋은 것
6. 요약, 딱 세 줄만
시간 없으신 분은 2번이랑 6번만 보셔도 돼요.
1. 이 약, 신경을 살살 달래는 약이에요
오늘 얘기할 약은 가바펜틴이에요.
약봉투엔 뉴론틴이라고 적혀 있을 수도 있고, 같은 성분에 다른 이름 붙은 약도 많아요.
이름이 달라도 먹는 원리는 같으니까 성분명으로 기억해 두시면 편해요.
위 사진이 저희 약국에 있는 가바펜틴이에요. 뉴론틴 캡슐 300·400mg, 뉴론틴정 600·800mg, 그리고 한미 가바페닌 캡슐 100mg.
용량이 이렇게 잘게 나뉘어 있는 이유가 바로 오늘 이야기예요. 계단처럼 올리라고 만들어 둔 거거든요.
가바펜틴은 원래 뇌전증(경련) 보조 치료제로 나온 약이에요.
지금은 대상포진 후에 남는 신경통이나 저리고 화끈거리는 신경병증성 통증에 정말 많이 쓰여요.
쉽게 말하면 너무 예민해진 신경을 진정시키는 약이에요.
신경이 아플 때는 고장 난 화재경보기 같아요. 불도 안 났는데 계속 삐삐 울리는 거죠.
가바펜틴은 그 경보기 볼륨을 줄여 주는 역할이에요.
그런데 볼륨을 줄이는 손이 좀 투박해요.
통증 신호만 쏙 줄이는 게 아니라, 처음엔 뇌 전체가 “어? 왜 이렇게 조용해?” 하면서 멍해지거든요.
그게 바로 어지러움, 졸림이에요.
2. 그래서 왜 조금씩 늘리냐면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예요.
일단 몸이 적응할 시간을 주려고요.
가바펜틴의 흔한 부작용인 어지러움과 졸림은 대개 먹기 시작할 때나 용량을 올렸을 때 심해요.
며칠 지나면 몸이 익숙해지면서 덜해지는 경우가 많고요.
찬물에 들어갈 때 발부터 담그는 거랑 똑같아요. 한 번에 다이빙하면 심장이 철렁하잖아요.
그다음은 사람마다 맞는 용량이 다 달라서요.
어떤 분은 적은 양으로도 통증이 확 줄고, 어떤 분은 꽤 올려야 효과를 봐요.
낮게 시작해서 계단 오르듯 올려 보고, “아프지도 않고 너무 어지럽지도 않은” 층에서 멈추는 거예요.
식약처 허가사항에 나와 있는 시작 방법은 아래처럼 사흘에 걸쳐 올리는 방식이에요.
실제 처방은 나이, 콩팥 기능, 통증 정도에 따라 더 천천히 가기도 해요.
그러니까 내 약봉투에 적힌 대로가 정답이에요.
| 날짜 | 하루 총량 (예시) | 먹는 방법 |
|---|---|---|
| 1일째 | 300mg | 하루 1번 (보통 자기 전) |
| 2일째 | 600mg | 300mg씩 하루 2번 |
| 3일째 | 900mg | 300mg씩 하루 3번 |
| 그 뒤 | 의사가 반응 보며 조절 | 하루 3번 나눠 먹고, 복용 간격이 12시간을 넘지 않게 |
※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가바펜틴 허가사항(대상포진 후 신경통·뇌전증 보조요법). 콩팥 기능이 떨어진 분은 용량이 줄어들어요.
참, 밥이랑 상관없이 드셔도 돼요.
“식후 30분” 써 있으면 다들 스톱워치 켜시는데, 이 약은 그렇게까지 안 하셔도 됩니다.
대신 시간 간격은 대충이라도 고르게 맞춰 주세요.
3. 이런 분은 특히 조심하세요
어르신, 그리고 콩팥 기능이 떨어진 분이요.
가바펜틴은 거의 그대로 콩팥으로 나가는 약이라, 콩팥이 느리면 약이 몸에 오래 머물러요.
그래서 처방 용량이 더 낮게 나와요.
어지러움 때문에 넘어지는 게 제일 걱정이에요.
밤에 화장실 가실 때 불 켜고, 일어날 때 한 박자 쉬고 일어나세요.
용량 올린 첫 며칠은 운전도 조심하시고요.
술은요… 네, 아쉽지만 피하시는 게 좋아요. 졸림이 두 배로 와요.
마약성 진통제나 수면제, 안정제를 같이 드시는 분도 졸림·호흡 저하가 겹칠 수 있어요.
처방받을 때 꼭 다른 약을 다 말씀해 주세요.
그리고 속쓰림 때문에 겔 타입 제산제 자주 드시는 분 계시죠?
알루미늄·마그네슘 들어간 제산제는 가바펜틴 흡수를 떨어뜨려요.
제산제 먹고 2시간쯤 뒤에 가바펜틴을 드시는 게 좋아요(식약처 허가사항).
혹시 지금 서울 병원에서 받아온 처방이랑 전남대병원 처방을 같이 드시고 계세요?
그럼 두 봉투 다 들고 오세요. 겹치는 약 없는지 같이 봐 드릴게요.
4. “좀 나아졌으니 끊어도 되죠?” 제일 흔한 오해
통증이 줄면 다들 약을 서랍에 넣고 싶어지세요. 그 마음 알아요.
약사인 저도 감기 좀 나으면 약봉투부터 치우거든요. 사람이니까요.
그런데 가바펜틴은 갑자기 뚝 끊으면 안 되는 약이에요.
몸이 이 약이 있는 상태에 맞춰져 있어서, 갑자기 빠지면 불안, 잠 못 듦, 메스꺼움, 식은땀 같은 증상이 올 수 있어요.
뇌전증으로 드시는 분은 경련이 다시 생길 위험도 있고요.
식약처 허가사항에도 용량을 줄이거나 끊을 때는 최소 1주 이상에 걸쳐 서서히 줄이라고 되어 있어요.
올라갈 때 계단으로 올라왔으면, 내려갈 때도 계단으로 내려오는 거예요.
엘리베이터 줄이 끊어진 것처럼 뚝 떨어지면 안 되잖아요.
또 하나의 오해는 “어지러우니까 이 약 나랑 안 맞나 봐”예요.
첫 며칠 어지러운 건 흔한 적응 과정이라, 혼자 판단해서 끊기 전에 먼저 전화 한 통 주세요.
용량을 천천히 올리거나 먹는 시간을 바꾸는 것만으로 편해지는 분도 많아요.
이거 하나만 기억하세요. 늘릴 때도, 줄일 때도, 혼자 말고 의사·약사랑 같이.
5. 함께 챙기면 좋은 것
• 비타민 B12
결핍되면 손발 저림이 심해질 수 있어요.
특히 당뇨약 메트포르민을 오래 드신 분은 수치가 낮은 경우가 있어서 챙겨 볼 만해요.
다만 결핍이 없는 분에게 통증을 줄여 준다는 근거는 아직 약해요.
• 알파리포산
당뇨병성 신경병증의 저림·화끈거림 완화에 보조 효과가 보고된 성분이에요.
필수는 아니고, 진통 효과를 대신하지는 않아요.
• 생활 요령: 다리 올리기
가바펜틴을 먹다 보면 발목이 붓는 분이 있어요. 쉴 때 쿠션에 다리를 올려 두면 편해요.
붓기가 심해지면 그건 꼭 병원에 말씀하세요.
• ⚠️ 같이 먹을 때 주의
마그네슘이 든 영양제·제산제는 가바펜틴과 2시간 간격을 두세요.
알파리포산은 당뇨약과 같이 먹으면 혈당이 더 떨어질 수 있어서 혈당 체크를 해 주세요.
콩팥 질환이 있으면 영양제도 먼저 상의해 주세요.
약국에 오시면 드시는 약 보고 맞는 걸로 골라 드려요.
6. 요약, 딱 세 줄만
한 줄로 말하면요, “몸이 약에 익숙해질 시간을 주는 거예요.”
• 가바펜틴은 처음부터 많이 먹으면 어지럽고 졸리기 쉬워서, 며칠에 걸쳐 조금씩 올려요.
• 사람마다 맞는 용량이 달라서, 낮게 시작해 “효과는 있고 부작용은 견딜 만한” 지점을 찾는 과정이에요.
• 끊을 때도 한 번에 뚝 끊지 말고, 의사·약사와 상의해서 천천히 줄여야 해요.
약사에게 바로 물어보세요
• 어지러움·졸림이 며칠이 지나도 줄지 않고 일상생활이 힘들 때
• 넘어지거나, 걸을 때 휘청거림이 심할 때
• 발목·다리 붓기가 점점 심해지거나 숨이 찰 때
• 기분이 많이 가라앉거나 평소와 다른 우울한 생각이 들 때
• 약을 며칠 빼먹었는데 다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를 때
프라임누가약국 · 전남대학교병원 정문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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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62-222-0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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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07:30~18:00 · 토·일·공휴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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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일반적인 복약 정보이며, 개인의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아요. 복용 중인 약 변경은 반드시 담당 의사·약사와 상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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